맨유 전성기 = 퍼거슨 감독의 맨유
맨유 전성기 = 퍼거슨 감독의 맨유, 이런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는 퍼거슨 감독의 부임 당시 시기와 맞물려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맨유 팬들은 그때 그 시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잊지 못하고, 현재 맨유가 처해있는 상황에 불만이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의 멘탈과 기본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선수가 팀에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하거나 선수의 기본인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질타를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유에서 데뷔했을 당시 팀플레이보다는 개인의 화려한 플레이 위주로 하는 모습을 보고 라커룸에서 크게 질타를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팀플레이를 중요시하는 감독입니다.
기본적인 전술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퍼거슨 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감독 명장에 오를 수 있었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퍼거슨은 95-96 시즌, 96-97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축 멤버인 게리 네빌, 스콜스, 베컴을 필두로 리그 2연패를 달성하게 되었는데 이 당시에도 이렇다 할 정해진 전술 없이 상대팀에 맞춘 전술과 경기 안에서 상황에 맞춘 전술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실제로 맨유 전성기 초반에는 현재 레알 마드리와 같은 전술인 선수비 후 수비지역으로부터 롱패스를 통해서 화려한 역습 축구를 구사하던 반면에 2000년대 초반에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포메이션 스위칭과 짧은 패스를 통해서 상대를 교란시키는 현재 리버풀 축구 스타일을 구사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무리뉴 감독이 자주 사용했던 전원 수비를 바탕으로 한 축구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리그 도중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고민을 하던 퍼거슨 감독은 당시 주력이 굉장히 빠른 발렌시아 선수를 윙백으로 내리고 마이클 캐릭터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와 수비라인부터 시작되는 빌드업과 빠른 윙백의 공격능력으로 위건과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후 발렌시아는 수비수로 전향을 하게 되지만 당시만 해도 발렌시아는 윙 공격수 포메이션이었기 때문에 파격적인 전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비슷한 전술로 승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 팬들이라면 기억하고 계실 듯한데, 볼프스부르크와의 챔스 경기에서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되자 박지성 선수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하고 캐릭터와 플레쳐를 센터백 듀오로 출전시키면서 많은 축구 전문가들의 경악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3:1 완승으로 전술적인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는 미드필더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지자 전체 스쿼드 11명 중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더 1명을 제외하고는 7명을 수비수를 기용하는 기괴한 전술을 사용했지만 결과는 맨유의 2:0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대거 배치되면서 상대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한 뒤 최전방으로 찔러주는 롱패스로 공격수 루니와 치차리토가 마무리하는 전술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듣게 되면 그걸 못 막는 상대편이 이상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경기에서 이런 전술을 사용하는 감독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서 상대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퍼거슨 감독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선수 교체로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팀의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교체 카드는 자칫하면 팀의 분위기를 흐리거나 더 안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하지만 퍼거슨의 교체카드는 항상 경기를 뒤집어 놓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했던 포메이션으로는 4-4-2 포메이션으로 대칭형이라기보다는 살짝 비대칭형 느낌으로 자주 사용했습니다. 빌드업 상황에서 스트라이커는 수비수들 앞쪽 라인에 위치하며 양쪽 미드필더는 최대한 벌려놓은 상태에서 빌드업이 진행됩니다. 이때 중앙에서 마이클 캐릭이나 긱스의 역할이 중요한데 빌드업의 중심이 되어서 볼 전개를 해야 하며 수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또한 상대방의 수비 밀집지역인 중앙을 공략하기보다는 보다 수월한 측면 공격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측면 공격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벌어진 중앙 공간을 활용하여 카운터펀치를 날리게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미드필더는 측면공격을 위한 롱패스 능력과 가운데로 찔러줄 수 있는 창의적인 패스 능력을 고루 갖춘 긱스, 캐릭터, 플레쳐와 같은 미드필더를 주로 중용했습니다.
퍼거슨의 전술은 당시에 비난과 조롱을 받기에 충분한 기괴한 전술을 자주 들고 나왔지만 항상 비난 뒤 경기 결과는 맨유의 성공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퍼거슨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와 함께 맨유의 전성기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굳이 대표적인 전술 스타일을 설명해보자면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선수들과 그 선수들을 바탕으로 한 전술이 퍼거슨 감독의 대표적인 전술 스타일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하고 시간이 흐른 현재에도 많은 감독들의 감독이라고 불리는 감독으로 그만큼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상황에 맞는 라인업과 교체 카드는 많은 전문가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퍼거슨 감독과 같은 감독이 다시 나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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